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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도싸이코

@s2_mado_s2

보우 

@bows_MDZS

앞으로 그 어떠한 일도, 죽음조차 우리를 갈라놓을 수 없기를.

 

탈의실 문이 열렸다. 흰 구두와 말끔한 정장이 위무선의 시야를 붙잡았다. 남몰래 숨을 삼킨 위무선이 단아한 정장을 조심스레 살피기 시작하였다. 수수한 것 같았던 정장은 세심히 손질된 무수한 디테일로 옷을 입은 사람이 움직일 때마다 전혀 다른 느낌의 아름다움을 선사하였다. 작은 진주로 된 소매 단추를 살피고, 끝까지 채운 셔츠를 바라보면, 단정히 잠긴 재킷과 흰 조끼 아래로 옅은 푸른색의 넥타이가 깔끔히 정리되어 있었다. 옷깃은 물론이요 투명하고 작은 보석이 박혀있는 은빛 넥타이핀까지 무엇 하나 흐트러지거나 부족한 것이 없었다. 우아하고 섬세하며 아름다웠다. 그 옷을 입고 있는 사람과 완벽하게 어울리는 형태였다.

만족스럽게 옷을 살피던 위무선이 고개를 들어 올렸다. 위무선과 시선을 마주함과 동시에 고심해서 옷을 고르게 만든 사람의 눈이 따스한 빛을 머금었다. 햇살과도 같은 그 눈동자를 바라보며 위무선이 활짝 미소를 지었다.

“잘 어울려!”

우스운 말이었다. 그 남망기에게 안 어울릴 옷이 어디에 있겠는가. 고아한 자태와 수려한 외모를 지닌 남망기는 설령 넝마를 걸쳤다 하더라도 기품을 잃지 않을 것이 자명하였다. 한데 남망기는 그 말을 기다렸는지 그제야 부드러운 미소를 띄워내는 것이었다. 위무선의 눈을 바라보던 남망기가 천천히 시선을 내리깔았다. 위무선의 몸을 감싸고 있는 것은 남망기의 것과는 전혀 다른 색이었다. 어떠한 색도 섞이지 않은 듯한 검은색은 그 자체만으로 순수한 무언가를 머금은 것 같았다. 검은 구두 위로 발목을 아슬아슬하게 덮는 정장 바지를 따라가면, 단추를 채우지 않은 재킷이 활짝 열린 채 검은 셔츠를 보여주고 있었다. 재킷 주머니에 꽂아둔 붉은 손수건을 제외하면 무엇 하나 검지 않은 것이 없었다.

남잠, 나는 검은 옷을 입고 싶어. 남망기가 가만히 그 말을 곱씹었다. 결혼식 날 흰옷을 입은 사람은 검은 옷을 입은 사람에게 물들게 된다는 이야기가 있더랬다. 위무선은 자신이 검은 옷을 입어 흰옷의 남망기가 자신에게 물들었으면 한다고 말하였다. 당돌한 고백이었다. 남망기는 기꺼이 그것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꼭 그날처럼, 남망기는 위무선의 뺨을 쓰다듬었다. 그러지 않을 수 없었다. 눈앞의 사람이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위무선이 남망기의 뺨을 조심스레 어루만졌다. 똑같은 모양의 반지가 서로를 감쌌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대의 곁에서 평생을 함께하기를. 기적 같은 사람을 바라보며 두 사람은 웃었다. 함께 웃었다.

 

한평생 그대만을 바라보며 사랑할 것을 영원히 맹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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