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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이 

@UI_CHENG 

멍게튀김(홍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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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칵, 하는 소리와 함께 플래시가 터졌다. 위무선은 눈을 몇 번 깜빡이고는, 카메라와 옆의 사내를 번갈아 보았다. 무엇을 해도, 하다못해 진흙을 발라도 수려한 저 얼굴이 오늘만큼은 그야말로 완벽하게 정돈되어 있다. 바로 저를 위해서.

오늘은 세상에 한번 뿐인 웨딩 촬영 날이었다.

 

남망기는 깔끔한 검은색 웨딩용 정장을 입고 있었다. 역시 미남이네, 같은 생각을 하며 위무선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 때쯤, 남망기가 표정을 굳히고 그를 바라보았다. 다른 사람이라면 알아보지 못했겠지만 위무선은 그가 이 낯설고 설레는 상황을 조금 부끄러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발그레 달아오른 귀가 귀여웠다.

 

"하하, 천하의 남잠도 결혼사진을 찍는 건 부끄러운가 보군?"

"…위영."

 

낮게 그를 부르는 목소리는 질책하는 느낌은 아니었고, 역시 부끄러우니 그만둬달라는 정도로 들렸기에 위무선은 한바탕 크게 웃고 말았다.

위무선은 남망기와는 다르게 하늘하늘한 붉은 옷을 입고 있었다. 겹겹이 둘러진 붉은 천에 금색 실로 화려한 자수가 놓여 있고, 머리에는 꽤 화려한 금색 장식과 얇고 반투명한 베일이 올라가 있었다. 사진을 찍기 위해 살짝 걷어올린 베일의 너머에서 위무선은 샐쭉 눈웃음을 지어보였다.

 

"어때, 남잠. 어울려?"

 

남망기는 대답하지 않고, 베일 너머의 머리칼을 살짝 만지작거렸다. 그는 무슨 일이든 위무선처럼 천연덕스럽고 능청스럽게 넘어가는 법이 없어서, 무슨 장난을 치더라도 이렇게 진심으로 반응하고는 했다. 그러니까, 지금의 반응은…….

 

"…응, 어울려."

 

남망기를 놀릴 심산으로 먼저 말을 붙였던 위무선의 낯이 뜨거워질 만큼, 남망기는 행복하게 웃었다. 식장을 준비하고 주변의 좋지 않은 말들을 들으며 닳아갔던 감정들이 순식간에 차오를 만큼, 그만큼 남망기는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해 보였다. 남잠, 너 지금 너무 예쁘다…. 괜히 한 마디 중얼거린 위무선은 팔을 뻗어 남망기에게 매달렸다. 팔랑거리는 옷자락이 붕 떴다가, 천천히 내려앉았다. 휘날리는 천 자락의 아래에서 위무선은 남망기에게 마주 웃어주었다.

 

…그 이후로도 남망기와 위무선이 한참이나 그들만의 세계를 구축하며 촬영지의 다른 모든 사람을 난감하게 했다는 것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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