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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

 @MDZS_it

자몽

@ jamong_o0o

누군가를 축복하듯 화창한 봄 날씨였다. 위무선과 남망기는 세 번 절을 올림으로써 반려가 되었으니, 따로 결혼식 같은 것은 필요 없다는 주장이었으나 오히려 주변에서 하지 않고는 못 배기겠다는 듯이 결혼식을 주장했다. 그렇게 주변인들이 논의하여 타의 반으로 결혼식 준비를 시작했으나, 막상 당일이 되니 위무선 본인도 신나는 것이 아니겠는가? 고소도, 운몽도 여러 사건들로 우중충한 분위기를 벗어 난지 얼마 안 되었으니 분위기도 전환하고, 즐거운 날이 될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았던 것이다. 무엇보다 흰 색 옷만 입다가 붉은 색 옷을 입은 남망기를 보니 색다른 기분이었다.

 

“위영.”

“남잠! 어때, 너도 신나지 않아?”

“응. 위영 네가 신나서 나도 좋아.”

“준비하느라 고생 좀 했겠는데. 그러게 굳이 안 해도 된다니까.”

“응.”

“얼른 끝내고 또 야렵갈까? 한동안 준비한다고 아무것도 못 했네.”

“응.”

 

남망기와 시답지 않은 대화를 나누는 중에 남사추와 남경의가 갑자기 아이들을 우르르 끌고 오더니 위무선에게 한 아름 꽃을 안겼다.

 

“위 선배. 축하드려요. 이렇게라도 축하해 드리고 싶었어요.”

“고마워. 이 꽃은 남잠한테 꽂아주면 되는 건가?”

“위 선배한테 주는 선물이에요. 붉은 옷도 잘 어울려요.”

“고맙다. 우리 남잠도 흰 색 뿐만 아니라 이렇게 다른 색 옷도 입게 해야 해. 그렇지?”

“위영.”

“응. 이제 갈까?”

 

위무선과 남망기는 하얀 꽃으로 장식되어 있는 길을 함께 걸었다. 많은 사람에게 축복과 행복을 기원하는 말을 들으며 길을 걷는 것이 낯설게 느껴졌다. 인생을 살며 부정적인 시선을 훨씬 더 많이 받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고난과 역경을 함께 마무리한 그들은 더 이상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었으며, 혹시 있더라도 옆에 같이 서 있는 그의 도려만은 언제나 그의 편이므로 괜찮았다.

 

“남잠. 고마워. 앞으로 영원히 함께 하자.”

“응.”

 

짧은 한 마디일 뿐이었으나 어떤 미사어구가 붙은 말보다 믿음직스러웠다. 따사로운 햇빛과 흩날리는 꽃잎 속에서 둘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마주했다. 바야흐로 아름다운 2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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